SNS 속 예술, 진짜 감상은 어디에?

SNS와 예술의 만남, 그 짜릿한 매력

오늘날 많은 분들께서 예술을 가까이서 마주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바로 SNS입니다. 손끝으로 휙휙 넘기다 보면,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부터 최신 아티스트의 실험적인 설치작품까지 한눈에 펼쳐집니다. 마치 세상 모든 갤러리가 스마트폰 안에 담겨 있는 것처럼요. 한때 먼 발치에서만 볼 수 있었던 명작들이, 이제는 눈길이 닿는 즉시 우리에게 말을 걸어옵니다. 빠르고 가벼운 이 만남, 마치 스피드 데이트처럼 설레고 짜릿하지 않으신가요?

하지만 동시에, 이 반짝이는 순간들이 마냥 달콤하게만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SNS에서 예술을 소비하는 방식은 말 그대로 ‘소비’에 가까울 때가 많습니다. 마음에 들면 저장, 스크롤 몇 번 더 하면 새로운 이미지가 쏟아지고, 마음이 동하지 않으면 가차 없이 다음 작품으로 넘어갑니다. 이 모든 과정이 단 몇 초 만에 이루어진다는 점, 혹시 조금은 아쉽게 느껴지시지 않나요? 분명 예술은 오랜 시간 머무르며 느끼고 곱씹을 때 진짜 이야기를 들려주는 법인데, SNS의 세계에서는 그저 ‘좋아요’ 숫자로 평가받기 일쑤니까요.

스피디한 소비의 그림자, 예술의 깊이를 앗아갈까

SNS 속 예술 감상은 언제 어디서든 가능하다는 점에서 엄청난 자유를 줍니다. 출퇴근길 지하철 안에서도, 혹은 잠들기 전 침대 위에서도 작품을 감상할 수 있으니까요. 이런 편리함 덕분에 그동안 접하기 어려웠던 다양한 예술작품이 우리 눈앞에 자연스럽게 펼쳐지는 것은 분명 기쁜 일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이렇게 ‘빠르고 간단하게’ 예술을 소비하는 행위는 어쩐지 예술 고유의 ‘깊이’를 얕게 만들어버리는 함정이 숨어 있습니다.

예술작품은 흔히 ‘한 번 보고 끝’이 아니라, 오래도록 들여다봐야만 숨겨진 결이 보이는 존재입니다. 화가의 붓질 하나, 조각가의 돌을 다듬는 손길 하나하나에 담긴 시간과 땀방울은 단 몇 초 만에 파악하기엔 너무나도 방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SNS에서는 이 모든 것이 ‘이미지’로만 소비됩니다. ‘좋아요’ 하나로 평가받고, 순간의 호기심이 식으면 쉽게 잊히지요. 물론 ‘보는 즐거움’은 여전히 소중하지만, 작품의 진짜 숨결은 과연 화면 너머에서도 전해지고 있을까요?

작품보다 더 중요한 것, ‘나만의 해석’

예술을 SNS에서 만나는 것은 분명 새로운 영감을 줍니다. 스쳐 지나간 한 장면이 내 마음에 어떤 물결을 일으키기도 하고, 전혀 몰랐던 작가를 알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하니까요.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때 작품을 어떻게 ‘소화’하느냐입니다. 단순히 ‘예쁘다’, ‘멋지다’ 하고 저장만 한다면, 그저 이미지 수집가에 그치고 맙니다.

예술의 진짜 매력은 ‘내 해석’을 통해 피어납니다. SNS에서 본 작품이라도, 한 발짝 더 나아가 생각해 보시길 권해 드립니다. 저 화가는 왜 이런 색을 썼을까요? 이 작품에서 가장 먼저 내 눈길을 끈 것은 무엇이었나요?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다 보면, 비록 작은 화면 속 예술이지만 내 마음속에서 커다란 울림으로 살아나게 됩니다. SNS에서의 ‘빠른 만남’을, 조금 더 ‘깊은 대화’로 바꿔보시면 어떨까요?

‘좋아요’의 유혹을 넘어서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SNS 속 ‘좋아요’와 팔로워 숫자의 유혹은 참으로 달콤합니다. 누군가 내 작품 사진을 ‘좋아요’ 해준다면 괜히 뿌듯하고, 인기 있는 작품 사진을 ‘좋아요’ 하면 마치 나도 그 대열에 동참한 기분이 들기도 하지요. 하지만 진정한 예술의 가치는 이런 ‘숫자’의 기준으로 재단될 수 없다는 점, 다시 한 번 마음에 새기시길 바랍니다.

예술은 ‘내가 느낀 순간’이 전부입니다. 수백 개의 ‘좋아요’보다 더 소중한 것은, 한 작품 앞에서 멈춰 선 내 마음의 움직임입니다. SNS의 세계에서 그저 흘러가는 이미지 중 하나로 소비되는 예술이 아니라, 스스로와 대화를 나누는 예술로 거듭나게 만드는 것은 결국 나 자신이니까요. ‘좋아요’의 숫자를 넘어, 작품이 나와 마주치는 그 순간의 진짜 의미를 붙잡아 보시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예술 소비, 이제는 질문할 때입니다

마지막으로, 이런 질문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우리는 왜 예술을 SNS로만 만나고 있는 걸까요? 혹시 ‘빠름’에 익숙해진 나머지, 그 너머의 느림과 사유를 잊어버리고 있지는 않으신가요? 물론 SNS는 분명히 훌륭한 창구입니다. 하지만 그 창구를 통해 들어온 예술을 ‘어떻게’ 소비할지에 대한 고민은 늘 필요합니다.

작품 앞에서 멈춰 선 시간을, 조금만 더 길게 가져보시면 어떨까요? 때로는 전시장에서 한 작품 앞에 서성이는 것처럼, 작은 화면에서도 천천히 호흡해 보시길 추천 드립니다. SNS는 작품을 만나는 문이지만, 작품의 모든 이야기를 담은 무대는 아닙니다. 진짜 무대는 늘 우리 마음속에 있다는 점,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예술의 세계는 끝없는 대화입니다. 오늘도 SNS에서 스쳐간 작품 한 점이, 내일은 여러분의 마음을 울리는 이야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감사합니다.